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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왜 AI 경쟁에서 뒤처졌는가?AI 2025. 5. 22. 08:39반응형
애플은 오랜 기간 동안 사용자 경험 중심의 설계를 통해 글로벌 기술 시장을 주도해온 기업입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자체 생태계의 유기적 통합을 바탕으로 일관된 품질과 신뢰성을 제공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해왔습니다. 그러나 202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그로 인한 산업 재편이 가속화되자, 애플의 기존 전략은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Google, Microsoft, OpenAI와 같은 경쟁사들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멀티모달 AI,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급격히 확장하고 있는 반면, 애플은 Siri의 정체, 독자적인 LLM 부재, 기술 도입의 지연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애플이 왜 AI 경쟁에서 후발 주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그 배경과 구조적 문제를 다층적으로 분석합니다.
WWDC 2024 현장에서 발표를 진행중인 팀 쿡 Apple CEO. 프라이버시 중심 전략의 양날의 검
애플은 데이터 중심의 기술 발전이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일찍부터 내세워, 기술적 접근 방식에 있어 매우 보수적인 원칙을 견지해왔습니다. 이 원칙은 사용자의 데이터를 최대한 보호하고, 클라이언트 단말기(아이폰, 아이패드 등) 내에서 대부분의 처리를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 아키텍처로 구현됩니다. 또한, 애플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라는 새로운 보안 아키텍처를 설계하여, 서버 단에서조차도 사용자 데이터를 볼 수 없는 구조를 지향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사용자에게 신뢰감을 주는 데에는 분명 효과적이었지만, AI의 본질적인 발전 방식과는 충돌합니다. AI, 특히 생성형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반복적인 학습 과정을 통해 정확성과 창의성을 확보하는데, 애플의 데이터 수집 정책은 필연적으로 모델 성능을 제한합니다.
또한, 애플은 자체 서버 인프라를 AI 고도화에 맞춰 확장하는 데 있어 Google Cloud, Microsoft Azure, Amazon AWS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GPU 클러스터 구성, 분산 학습 인프라, 실시간 모델 튜닝 등의 영역에서도 경쟁사보다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자초한 셈입니다.
Siri의 정체와 음성 비서 경쟁에서의 밀림
Siri는 2011년 아이폰 4S와 함께 등장하며 전 세계적으로 음성 비서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초기 혁신 사례였습니다. 그러나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Siri의 기술적 진화는 경쟁사에 비해 현저히 느렸습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자연어 처리(NLP)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Siri는 여전히 정형화된 명령어에 의존하며, 대화의 맥락을 기억하거나 질문 간의 논리적 흐름을 해석하는 능력이 제한적입니다.
예컨대, 사용자가 "내일 서울 날씨 어때?"라고 물은 후 이어서 "그럼 모레는?"이라고 질문하면, Siri는 '모레'가 '서울의 모레 날씨'를 뜻한다는 맥락을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Google Assistant는 연속 질의 처리를 기본으로 지원하며, 사용자의 위치, 시간, 일정, 기기 사용 패턴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맥락을 유지한 대화형 응답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기능 차이는 단순한 사용자 편의성의 문제를 넘어서, 기술 브랜드로서의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Siri에 대한 사용자 신뢰를 점차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WWDC 2024에서 발표중인 Apple Intelligence. Apple Intelligence의 발표와 기능 지연
애플은 2024년 WWDC에서 Apple Intelligence라는 차세대 AI 전략을 발표하며 반격의 실마리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Siri의 기존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생성형 AI 기능을 통합함으로써 사용자 개인화와 업무 생산성 강화라는 두 가지 핵심 축을 강화하려는 시도입니다. Apple Intelligence는 이메일 요약, 문서 자동 작성, 이미지 생성 및 편집, 앱 간 연계형 지능형 명령 처리 등의 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발표 당시 Apple Intelligence의 기능 중 상당수는 실제 iOS 18 정식 버전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일부 핵심 기능은 2025년 하반기 또는 2026년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많은 우려를 낳았습니다. 특히 이미지 생성 기능의 경우 외부 API에 의존하거나, 소규모 모델로 처리되는 등 독자적 기술력이 아직 성숙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는 사용자 경험의 단절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개발자 및 투자자 커뮤니티 내에서도 애플의 기술 추진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경쟁사들의 AI 전략: 공격적이고 일관된 접근
반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의 경쟁사는 AI를 단순한 기능 향상이 아닌 플랫폼 전략의 핵심 축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자사의 텐서 처리 장치(TPU)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모델(Gemini)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 모델을 검색, Gmail, Docs, Chrome, Pixel 등 거의 모든 제품군에 통합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GPT-4 Turbo 기반의 'Copilot' 서비스를 Windows, Office, Edge 브라우저 등 다양한 채널에 내장하면서, 기업 고객과 일반 사용자를 동시에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AI 기술을 단순히 UX 개선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중심이 되는 컴퓨팅'이라는 철학 아래 플랫폼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과 전략적으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애플이 하드웨어와 앱 경험에 집중한 반면, 경쟁사는 AI를 통해 플랫폼의 확장성과 상호 운용성을 폭넓게 구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WWDC 2023에서 비전 프로 발표중인 마이크 록웰. 조직 구조의 불안정성과 리더십 부재
기술 기업의 혁신 역량은 단지 개발 인력의 수나 투자 규모로만 결정되지 않습니다. 내부 조직의 명확한 역할 정의, 권한 위임, 부서 간 협업 구조, 리더십의 전략적 방향 제시 등도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애플은 2018년 구글 AI 수장 출신 존 지안안드레아를 영입하며 AI 전략의 대대적 전환을 예고했지만, Siri팀과 CoreML팀, Vision팀 간의 시너지가 기대만큼 발휘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Siri 팀이 Vision Pro 개발을 주도했던 마이크 록웰 조직으로 이관되었고, 일부 머신러닝 프로젝트는 폐지되거나 통합되며 조직 내 전략적 혼란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런 조직 재편은 기술적 방향성을 장기적으로 수립하고 실현하는 데 있어서 연속성을 저해하며, 내부 인재 유출 및 사기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AI 전략의 실행력을 보장하려면, 기술적 비전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조직 구조의 일관성도 필수입니다.
외부 파트너에 대한 의존과 독자 기술력 부족
애플은 최근 오픈AI의 ChatGPT를 Siri에 통합하는 전략을 공식화하며, 외부 기술 파트너와의 협력 관계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 조치는 단기적으로 Siri의 대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지만, 동시에 애플이 독자적인 LLM 기술 확보에 실패했음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기도 합니다.
대조적으로 구글은 Gemini 모델의 고도화와 동시에 인하우스 TPU 인프라를 통해 모든 학습, 추론, 배포를 자체적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Azure OpenAI 서비스를 통해 자사 클라우드에 LLM을 완전히 내재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애플이 이들과 같은 구조를 갖추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기술 자율성은 물론, 보안, 비용, 기능 통합 측면에서도 지속적인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 반등의 열쇠는 통합 전략과 기술 내재화
애플이 AI 경쟁에서 다시금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 전략을 넘어, 인공지능 기술을 플랫폼 전체의 핵심 구성 요소로 재정의해야 합니다. 프라이버시 중심의 설계 원칙은 유지하되, 그 위에 대규모 데이터 처리, 모델 학습, 지능형 UX 구현을 위한 기술 내재화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체 LLM 개발과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 그리고 Siri 및 Apple Intelligence의 기능 통합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며, 조직 차원에서는 기술 리더십의 일관된 비전 수립과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단기적인 기능 보완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혁신이 이루어질 때만이 애플은 다시 'AI 시대의 혁신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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